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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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풀잎향기
작성일 2010-04-07 (수)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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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gwedu.net/cafe/?jwb11.55.8
“ 만만디와 이마이더 ”

안녕하세요?

 

攝理(섭리)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섭리는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을 의미합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내가 주섬주섬 밤톨 몇 알을 꺼내놓았습니다.

올해 처음 보는 햇밤인데 껍질이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는 것이

참으로 맛나 보였습니다.

조심스레 껍질을 벗겨 한입 베어 무니

아직은 싱거운 맛이 느껴지더군요.

역시 햇살을 넉넉히 담고 여유롭게 익어가는

늦과일이 맛이 여물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메일을 마지막으로 감상적인 중국 여행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중국은 무엇이든 밖에서 들여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독특한 힘을 가졌습니다.

한학에서는 定名論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표현하려는 사실의 내용과 성질에 맞게 이름을 지어야

오해와 곡해를 바로잡을 수 있고 그것이 생활의 근본”이라는 뜻이지요.

그들은 이 원칙을 잘 지켜 사는 것 같았습니다.

 

E-mart를 그들은 易買得(이마이더)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마트의 음역[假借文字]을 쓰면서도 “쉽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 부분까지도 형상화하여 이름 짓는 그들의 능력은 놀랍기까지 하지요.

까르프를 가래복(家來福), 캔터키를 긍덕기(肯德基)

코카콜라를 가구가락(可口可樂)등으로

모든 것을 자기화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우리를 돌아보았습니다.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는 네온사인에

국어와 외래어의 무침으로 이루어진 국적 없는 언어들...

자긍심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란 생각에

왠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북경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라 피곤한 몸을 뉘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중국하면 성품이 게을러 만만디가 생활화되어 있고

지저분하고 질서의식이 없으며

가짜 상품을 비롯한 짝퉁이 넘쳐나고

쓸모없는 인간이 득실득실하여 향후 100년이 흘러도

절대 우리나라를 추월할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을 직접 보고나니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크게 저렴하지도 않을뿐더러

무질서가 사라지고, 특화된 상품이 넘쳐나고

어디서나 열심히 일하는 그들의 모습을 쉬 볼 수 있었습니다.

 

경당문노(耕當問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밭갈이는 반드시 노비에게 물어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상대를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말씀 이면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오버랩 되었습니다.

 

비행기 트랩을 내리면서

상대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가 시리게 다가왔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소식전하지요....

9월의 초입에서 정운복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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